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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재균 의학칼럼] 도박, 마약 그리고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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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1-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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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라북도는 새만금 카지노 유치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군산시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 당 소속 김관영 국회의원의 발의로 촉발되었지요. 새만금 지역에 카지노를 들여와야 한다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김완주 전 도지사 시절 때도 심심치 않게 회자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뜨거울까요? 전에는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현역 국회의원이 새만금특별법을 수정해서라도 꼭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전라북도의 다수당이 된 같은 당 소속의 국민의 당 국회의원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보다 더 구체화 되었다는데서 예전과는 무게가 다릅니다.



사실 공론화 하지는 않았지만 저도 아주 오래전 전라북도에 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유치하면 어떻겠냐고 건의를 한 적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때는 제가 전북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2002-2006)입니다. 그 당시 전북 부안은 중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방폐장) 문제로 매우 혼란스럽던 시절 이었습니다. 그때 전라북도 지사였던 강현욱 지사께 저는 이런 건의를 하였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중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를 우리나라 어딘가에 설치 할 수밖에 없고 그 대상지가 전북 부안이라면 가장 적합한 장소로 섬인 위도면이 어떠하냐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로는 중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결코 위험한 시설이 아니며 특히 위도는 육지와 비교적 멀리 떨어져있고 섬 전체가 지질학적으로 볼 때 바위산으로 되어 있어서 바위산 깊은 곳에 동굴을 만들어 보관하면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전문가 교수들의 의견을 근거로 하였습니다.



대신 정부에게 전북부안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지원금과 함께 다음과 같은 조건을 달아달라고 하였습니다. 첫째 전북 부안에 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한수원)와 한전 본사를 둘 것. 둘째 양성자 가속기와 이를 운용할 연구원을 설치해줄 것. 셋째 전북대학교에 부안캠퍼스를 두고 원자력 연구 전문 단과대학과 대학원 그리고 연구소를 설립해줄 것. 넷째 위도면에 무비자로 외국인이 올수 있고 내국인도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설립을 허가 해줄 것 등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틈만 나면 수시로 다녀올 정도로 위도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한 지역에 웬 카지노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한다면 일단 섬이기 때문에 유해한 시설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섬의 크기로 볼 때 여러 개의 골프장 설치와 대형호텔과 국제컨벤션 센터 설립이 가능하여서 무비자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국가로 부터 관광객을 가득 실은 대형 크루즈 유람선의 유치가 매우 유리할 것이라는 데에 그 근거를 들었습니다. 또한 그렇게 될 경우 도박 중심의 정선 카지노와는 격이 다른 향후 개발될 새만금지역과 연계하여 섬 전체가 국제회의와 전시회가 수시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양관광 복합위락단지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경제 효과는 부안군은 물론이고 낙후된 전라북도 전체에 커다란 부를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망하였습니다.



저 역시 지역 발전도 좋지만 카지노가 가지고 있는 폐해를 왜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전북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죽했으면 낙후된 전라북도를 그렇게 해서라도 발전의 계기로 삼고 싶었던 마음으로 저도 한몫 거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유야무야되었고 그 후 뒤늦게 전북 군산이 방폐장 유치전에 뛰어 들었으나 실패하면서 결국은 천년 고도 경북 경주로 가 버렸습니다. 그 후 경북 경주가 얼마나 정부 지원을 받았고 방사능 폐기물 저장에 따른 피해가 얼마나 발생 하였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볼 때 저 개인적으로는 문화 관광 유적지가 산재하고 있는 경북 경주가 방폐장 장소로서 과연 적합한 곳 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마도 김관영 국회의원도 저와 비슷한 생각으로 새만금 카지노 유치를 들고 나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새만금 방조제가 처음 완공되었을 때 군산과 부안은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보러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새만금 방조제를 중심으로 부안의 전 지역은 물론이고 비응도의 횟집단지와 그 일대는 하루가 멀게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새만금은 금방 거대한 대도시가 되어서 두바이와 같은 세계적인 도시가 뚝딱하고 만들어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어떻게 되었나요? 그 많던 자동차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것은 커다란 거품이었습니다. 당시 오를 때로 오른 상가와 토지를 상투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한마디로 폭삭 망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넓은 여의도의 백배가 넘는다는 광활한 땅에는 흙먼지와 갈매기만 날고 있을 뿐입니다.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군산에 지역구를 둔 김관영 국회의원의 가슴은 매우 새까맣게 타들어 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못해 카지노 카드를 들고 나왔을 것입니다. 왜 그분이라고 도박에 따른 폐해를 모르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 일로 인하여 정치 생명이 끝날 줄도 모르면서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나선 김관영 국회의원을 저는 개인적으로 볼 때 매우 용기 있는 정치인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일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경영 자문가인 마크 고울스톤의 저서『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에 의하면 인간은 3가지 종류의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원시적인 파충류(뱀)의 뇌, 중간층인 포유류(토끼)의 뇌, 가장 바깥층인 인간의 뇌입니다. 이 3가지 종류의 뇌에서 도박, 마약 그리고 섹스는 토끼나 인간의 뇌가 아닌 제어가 불가능한 뱀의 뇌에 의해서 지배를 받습니다. 학력과 지성, 사회적 지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유명 연예인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법조인이나 사업을 잘해서 큰 부자가 된 사람들도 모두 다 뱀의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 도박[賭博]gambling의 사전적 정의는 ‘돈이나 값나가는 물건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도박장을 모태로 지역 발전을 전제로 하면서 뱀의 뇌로부터 자유스러운 환경을 만들어 내느냐의 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숙제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모두 함께 지혜를 모아서 현명한 판단을 하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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