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재균 의학칼럼] 생리통과 사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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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1-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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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연령의 여성만이 한 달에 한 번씩 겪는 일이 있습니다. 월경, 달거리 등으로 부르는 생리 현상이지요. 그런데 생리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이 생리는 나팔관에서 수정된 난자를 자궁 내에 착상을 시키기 위하여 준비해두었던 자궁내막 조직을 임신이 되지 않았을 때 다음 임신을 위하여 새로 깔기 위하여 걷어내는 작업입니다. 이때 자연스럽게 동반되는 것이 출혈이지요. 이를 어떤 사람은 ‘첫날밤 신부가 신방에서 신랑을 기다리다가 오지 않으니까 깔아놓은 원앙금침을 개면서 너무 슬퍼서 피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생리 혈을 피눈물에 비유한 것을 보면 신부가 그럴 만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전북의대 산부인과 교수 시절 산부인과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러한 비유로 생리 현상을 설명함으로 해서 그들이 잘 기억하도록 도움을 준 기억이 납니다.
여성들은 매달 나오는 생리 혈의 색깔이 ‘검다’ ‘선홍색’이다를 가지고 정상 생리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애매한 생각입니다. 혈액은 배출되어서 일단 대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면 혈액속의 철분 성분이 산화되면서 검은 색을 띠게 됩니다. 따라서 혈액이 배출되어서 시간이 많이 경과되면 될수록 검은 색이 더 짙어지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 생리 혈속에는 혈액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탈락된 자궁내막 조직을 비롯하여 여러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즉, 응고된 혈액과 이러한 성분들의 혼합된 물질이 바로 생리 혈이기 때문에 마치 찌꺼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리가 불규칙한 여성에서 간혹 본인도 모르게 임신이 된 상태에서 초기에 자연 유산이 되어서 배출되는 임신산물을 정상 생리로 오인 하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가 요구됩니다.
매달 오는 생리이지만 이때 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있습니다. 바로 생리통입니다. 이 생리통은 임신이 가능한 연령대의 젊은 여성에서 50%가 경험 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생리통은 골반 강 내의 장기에 기질적인 원인이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생리통과 기질적 질환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누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생리통을 호소하는 젊은 여성들을 진찰해 보면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원발성 생리통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연령이 증가하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루프와 같은 자궁내장치, 골반내 염증과 유착 등 기질적 질환이 원인인 속발성 생리통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생리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생리통을 일으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 물질은 자궁내막을 탈락시키는 과정에서 자궁근육과 미세 혈관 등을 수축시키기 위하여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입니다. 따라서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치료제로 사용하지만 그 효과가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 물론 자궁근종 등과 같은 기질적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해주면 자연스럽게 생리통 치료가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그 원인을 알 수 없거나 애매할 때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큰 문제인 샘입니다.
최근 제가 임상 현장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사야나’ 라고 하는 피하 주사 요법이 가장 드라마틱하였습니다. ‘사야나(Sayana)’는 메드록시 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 단일 성분으로 3개월 동안 난소에서 난포의 발달과 배란을 막고 자궁내막을 얇게 유지시킴으로서 피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주사용 피임제입니다. 따라서 매 3개월(12주에서 14주)마다 1회씩 앞쪽 넓적다리 또는 복부에 피하 주사를 맞으면 됩니다. 장점으로는 매일 피임약을 먹을 필요가 없어서 사용하기 간편하고 자궁내막증 등과 같은 질환을 동반한 증상이 심한 생리통 환자에게 통증 완화 효과가 매우 좋다는 것입니다. 단점으로는 수개월간 점상 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장기 사용할 경우 골 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어서 8회(2년)이상 연속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리통 감소 효과만은 확실합니다.
최근 심한 생리통으로 매달 생리 때마다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던 환자가 ‘사야나’ 주사로 치료받고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지옥에서 구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고 그 치료효과가 얼마나 좋았으면 이런 표현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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