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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재균 의학칼럼] 성희롱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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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1-01-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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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오래전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산부인과 교수로 근무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의사들이 수술을 하면서 꼭 의학적인 대화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집도 의로서 온갖 신경을 모아서 수술에 집중하지만 긴장되고 중요한 부위의 수술 과정이 끝이 나고 지극히 평범하면서 매일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부위의 수술이 진행될 때(산부인과에서는 모든 수술이 다 끝이 나고 복부에 대한 단순 봉합)는 의사의 성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가끔 수술에 참여하고 있는 마취과 의사나 수술실 간호사들과 함께 농담이 섞인 주변의 이야기를 하면서 긴장을 해소하기도 합니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가 성(性)을 주제로 한 음담패설입니다. 다른 뜻은 없고 그냥 웃자고 하는 것이며 극도로 긴장했던 순간이 지나고 무사히 수술이 잘 끝나가고 있다는 안도감에서 나오는 그야말로 긴장해소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의사들 중에는 특히 이쪽(EDPS) 분야에 아주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밖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자기 나름대로 각색을 해서는 수술실에서 아주 재미있고 감칠 맛 나게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자가용도 없고 대중교통 수단도 아주 불편했던 1970년대에 젊은 남녀가 버스를 타고 어느 유원지에 데이트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그만 막차 버스를 놓쳐버렸습니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이 젊은 남녀는 어쩔 수 없이 그 유원지에 있는 유일하게 하나밖에 없는 여관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여관도 손님이 너무 많아서 방이 달랑 하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이 젊은 남녀는 한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갑자기 이 여성분께서 핸드백에서 립스틱을 꺼내더니 방 한가운데에 쭈우욱 선을 그어 놓고 한 가운데에 성경책을 올려놓더니 하는 말이 ‘아무게씨 이선을 넘어오면 당신을 개(Dog)로 알겠습니다’라고 하였답니다. 이 말을 들은 이순진남은 끓어오르는 욕정을 억제하면서 립스틱으로 그은 선을 넘지 않고 꼬박 날을 샜다고 합니다. 다음날 아침 이 여성은 성경책을 핸드백 속에 넣으면서 잔뜩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하네요. ‘당신은 개만도 못한 사람이에요’라고요”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웃자고 하면서 그냥 재미삼아서 하였던 농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농담에 대하여 그때는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모든 구성원들이 다 받아 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이야기를 지금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하게 된다면 이 이야기를 들은 간호사로부터 당신은 성희롱으로 고소당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만 하여도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깔깔깔 웃고 재미있게 넘겼던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상황은 너무 삭막하지 않은가 합니다. 그래도 어찌 하겠습니까 시대가 변했으니까 이에 맞추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도 있습니다. 예전 시골에서는 서너 살 먹은 어린 사내아이들이 상의 런닝셔츠만 입고 하의는 벗은 상태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동네 할머니들은 이 아이들의 성기를 손으로 살짝 잡고는 마치 열매를 따는 모습으로 쓰다듬은 다음 이를 가짜로 본인의 입으로 집어넣는 흉내를 내고는 ‘아! 그놈 고추 참 맛있다’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엽기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시골에서는 할머니들 사이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장난삼아서 그리고 귀엽다는 표정으로 흔하게 이루어 졌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에 대하여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만일 이러한 일이 지금 일어났고 이러한 모습을 본 아이의 부모가 이를 목격한 뒤 이 할머니를 경찰에 고소하면 아마도 이 할머니는 변태라는 말과 함께 소아 성희롱 내지는 성 폭행으로 중형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성희롱 피해건수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뒷면에는 그전에는 그냥 넘어갔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봅니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위에 열거한 사례들에 대하여 변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성 희롱에 대한 인식이 시대에 따라서 엄청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주소피아여성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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