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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재균 의학칼럼]질성형으로 자궁하수를 치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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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1-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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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산부인과 개원가가 아주 뜨겁습니다.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회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새롭게 출발한 직선제 '대한산부인과 의사회'는 ‘질성형술, 세상에 나오다’라는 토론회를 통해서 질 성형 분야를 중요한 이슈로 떠 올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역시 최근에 출범한 '대한 여성 성학회'에서도 질 성형을 중요 학술 과제로 삼았습니다. 기존의 '대한 성 학회'가 이론 중심이었다면 이번에 새로 출범한 '대한 여성 성 학회'는 개원 가에서 환자들에게 바로 적용이 가능한 실용 중심의 과제를 삼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소위 '이쁜이 수술'이라고 부르는 질 성형에 대하여 이토록 관심이 높은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러한 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의 숫자와 관심이 증가하기 때문이며 이 역시 미용 성형 수술 못지않은 매우 큰 의료시장을 향후 형성 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의학용어에는 컨트로버시(Controversy)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 사전에는 논쟁, 논의 등으로 해석되는 단어입니다. 어떤 질병의 치료법에 있어서 명확한 치료법 보다는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할 수도 있다고 했을 때 흔히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속된 말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이러한 부분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과연 ‘질 성형으로 자궁 하수를 치료 할 수 있을까요?’라는 논쟁입니다. '자궁하수'란 ‘자궁 질부(膣部)가 질구에 접근한 사태로 자궁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로 처진 병증’을 말 합니다. 제가 1984년도 전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에 입문 하였을 때 만 하여도 이러한 환자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이때의 '자궁하수'는 자궁이 질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하게 질 밖으로 빠져나온 '자궁 탈'환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자궁 탈'의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임신과 출산의 결과로 골반 강 내에서 자궁을 잡아주고 이를 지지해주던 조직들이 늘어져서 나타는 현상입니다. 그때만 하여도 아이를 5,6명은 보통으로 낳는 다산의 시대이었기 때문에 더 심하게 나타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처럼 심한 '자궁 탈'환자를 보기가 예전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개인별 분만 건수가 줄어들기도 하였지만 사회 경제적 의학 수준의 발달로 인하여 이렇게 심할 때까지 방치 하지 않고 조기에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자궁 하수'는 ‘질 이완증’ ‘방광류’ ‘직장류’ ‘요실금’ ‘질방귀’ ‘성 기능장애’ 등의 용어들과 서로 연관이 있습니다. 이 각각의 용어들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지만 결국은 임신과 출산이 그 원인을 제공하고 그 결과에 의해서 나타나는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따라서 질 성형 술을 전문으로 하는 산부인과 원장들은 단골메뉴로 질 성형을 통하여 자궁 하수를 치료 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는 다양한 이름의 수술법을 소개하면서 명확한 학계 및 학술적 근거도 없이 본인들이 처음으로 개발한 수술법이며 가장 좋은 수술법이라고 하면서 인터넷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역시 학문적이라기보다는 너무 상업적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자궁탈의 고전적인 치료법은 '질식 자궁 적출 술과 전후 질 벽 성형 술'이었습니다. 저 역시 전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 시 이런 수술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초 고령이면서 건강상태가 안 좋은 환자에게는 잔인하게도 질 입구를 아예 막아버리는 '르포트'수술법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플란트를 이용하여서 자궁을 적출하지 않고 자궁 탈을 치료 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되었고 인조 그물망(mesh)을 이용한 방법들도 존재합니다. 물론 다양한 형태의 질 성형을 통하여서도 자궁 하수를 치료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각각의 수술법들은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역시 이 분야도 컨트로버시(controversy)가 존재하는 가 봅니다.

저의 개인적 견해로는 다양한 형태의 치료법을 가지고 그 환자의 나이, 증상, 수술의 목적 등을 고려한 최적의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목소리 큰 것(?) 보다는 훨씬 더 나은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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