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재균 의학칼럼] 칭찬은 목표가 있어야한다
페이지 정보
- 관리자
- 21-01-13 16:36
- 588회
본문
얼마 전 저는 오랜만에 전북대학교에 가서 특강을 하였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곳이라 마음도 설레고 약간은 흥분도 되었습니다. 저를 초청한 곳은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 에이스 제5기 최고경영자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분들은 이 지역사회에서 봉직하고 있는 기관장들과 기업체 대표 등 다양 하였습니다. 이날 제가 준비한 특강 내용은 ‘창의적인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이었습니다. 어째보면 현 박근혜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창조경제’의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지난 옛날 얘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중에는 의료 기구를 발명했던 일화 등에 얽힌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어떻게 2002년도에 국립대 역사상 48세라는 최연소 나이에 전북대 총장에 당선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만 하여도 제가 총장 선거에 나간다고 했을 때 저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했던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송구스럽게도 저는 당선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로 제가 당시에 원했던 것은 대학총장이라는 명예도 권력도 돈도 안중에는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 젊은 몸 하나 던져서 저의 사랑하는 모교인 전북대학교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일념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떨어지면 전북대학교는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저는 생각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의 그러한 진정성을 전북대학교 구성원들께서 알아주어서 그 결과 8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총장에 대한 꿈을 꾸었을까요?
이 대목에서 제가 잊지 못 할 귀한 한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바로 전북 남원 출신으로 건설부 장관과 토지개발공사 이사장을 지낸 최동섭님입니다. 저는 이분과 1992년도에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제2기를 함께 수학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전북의대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입니다. 어느 날 제 형님으로부터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고 싶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그때 경영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던 선병완 교수님과 형님을 저녁식사에 제가 초대해서 형님의 입학절차에 대한 논의를 하던 차에 선교수님으로 부터 새로 신설된 최고 경영자과정에 저도 입학을 권유 받았던 것입니다. 그때만 하여도 현직교수가 경영대학원에 다녔던 사례가 없었던 시절이어서 저는 무척이나 난감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어째든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형님 덕분에 저는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장관님은 새로 신설된 최고경영자과정 제1기 때는 현직 건설부 장관으로서 특강 연사로 오고 2기 때는 토지개발공사 이사장을 하면서 학생으로 입학을 했으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수업이 끝나면 저는 제 차로 이분을 전주역까지 모시고가서 밤 11시 50분에 서울로 가는 통일호 심야 침대칸 열차가 떠날 때까지 통닭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매주 이런 일이 반복되던 어느 날 최장관님은 저에게 이런저런 칭찬을 하면서 불쑥 이런 말씀을 던지었습니다. ‘두박사, 내가 보기에 당신 같은 사람이 전북대학교총장을 하면 정말 잘 할 것 같아요!’ 정말로 당시로는 너무 파격적인 제안이어서 저는 손사래를 치면서 농담이 지나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도 매주 반복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언제부터인가 ‘그럼 한번 해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저 스스로 자기 암시(autosuggestion)에 빠져버렸고 그러한 이야기를 들은 후 꼭 10년 후인 2002년도에 저는 전북대학교 총장이 되었습니다.
심리학적인 용어로 “어떤 생각을 되풀이함으로서 자기 자신에게 암시를 주는 일”이 바로 자기 암시(autosuggestion)입니다. 여러분들도 자녀나 주변 분들에게 칭찬을 할 때 추상적이거나 막연하게 하지 말고 최장관님처럼 ‘너는 전북대총장이 될 수 있어!’라고 구체적으로 해 보세요. 그러면 그러한 칭찬을 들은 사람은 자기 암시에 빠져들고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룰 것입니다. 그래서 칭찬은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 이전글[두재균 의학칼럼]상담은 왜 도움이 되는가 21.01.13
- 다음글[두재균 의학칼럼] 보톡스의 유래 21.01.1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