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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재균 의학칼럼]박카스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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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1-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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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박카스 아줌마’라는 단어 속에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고민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생계를 위하여 몸까지 팔아야하는 5, 60대 노인에 가까운 빈곤 여성들, 그리고 나이는 들었지만 성욕은 왕성하여서 이를 어디에다가도 풀지 못하는 노인 남성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한편, 박카스라고 하면 그리스의 12주신 중 한명인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라틴어식 이름인 바쿠스(Bacchus)를 우리말로 발음하면서 만들어진 단어이지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동아제약의 빅히트 상품인 ‘박카스 드링크’가 더 익숙합니다.
그런가 하면 아줌마라는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나이든 여자를 가볍게 또는 다정하게 부르는 말' , ‘결혼한 여자를 일반적으로 부르는 말'입니다. 이 두개의 단어를 합하면 박카스 드링크를 팔러 다니는 나이든 여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줌마들이 박카스만 파는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박카스는 성 매매를 위한 하나의 미끼상품일 뿐입니다. 최근 이러한 박카스 아줌마가 사회적인 큰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예전부터 공공연하게 존재하였던 박카스 아줌마가 하필 지금에 와서 왜 핫 이슈가 된 것일까요? 문제는 이러한 성매매 활동뿐만 아니라성매매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장소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바로 서울 종로에 있는 종묘공원입니다. 종묘란 조선 왕조의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사당인데 이를 공원화 한 곳이 종묘공원입니다.
이 종묘공원은 지난 1995년도에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종묘공원에서 노인 분들의 성매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급기야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종묘공원에서 우리에게는 익숙한 박카스 아줌마가 아니라‘성 매매하는 한국인 할머니(The korean grandmothers who sell sex)’라는 제목으로 박카스 할머니에 의한 성매매 사실을 보도함으로서 문화유산 취소가 될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부랴부랴‘종묘공원 문화유산 구하기’에 나서면서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이 시작된 것입니다.
박카스 아줌마들은 돈이 좀 있어 보이는 남성 노인 분들에게 다가가서 박카스 한 병을 건네면서 말을 걸고는 서로 눈이 맞으면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약국에 전화해서 박카스 한 병 값을 물어보니 500원이라고 합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1회 성매매에 지불하는 노인분들의 비용은 최저 5,000원에서 3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500원 정도를 투자하고는 몸을 파는 댓가로 몇 천원에서 몇 만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 매매를 하는 여성분들은 아줌마에서 할머니까지 그 연령대도 다양하다고 하네요.
그러하니 이제는 박카스 아줌마는 물론이고 박카스 할머니라는 용어가 외국 언론매체를 통하여 등장한 것입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되었는가 참으로 가슴이 아픔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 율은 45.1%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의 평균 13.5%보다 많이 높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여성 노인의 빈곤 율이 47.2%로서 OECD의 평균 15.2%보다 엄청 높은 것입니다.
이처럼 노인 여성들의 높은 빈곤 율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성매매의 유혹을 뿌리치기에는 너무도 힘이 들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인 남성들의 성적 욕구는 날로 커져서 자칫하면 성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서 노인의 성(性)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는 앞으로 노령화는 더 가속화 될 것입니다. 따라서 남성노인들의 성적 욕구를 건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책과 여성노인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이러한 박카스 아줌마 또는 할머니 문제는 종묘공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공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정부차원에서 더 심도 있게 고민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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