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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다복해 보이고 아이도 둘 있고 생활 형편도 그런대로 좋아 보이며 부인과적으로 특별한 질환도 없는 40대 초반의 중년 여성이 수줍은 듯 머뭇거리면서 하는 말입니다.

‘ 의사 선생님... 남들이 오르가즘, 오르가즘 하는데 오르가즘 이라는 게 도대체 뭐에요? 저는 살면서 친구들이 이야기 하는 오르가즘을 한 번도 못 느껴본 것 같아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산부인과 전문의사인 저는 2가지 생각을 가지고 답변에 임합니다. 첫째는 이분께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 위하여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하는 감성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입니다. 둘째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보다 학술적이고 근거 의학적 인면에 있어서의 냉정하고 이성적인 답변입니다. 하기사 중년의 여성들이 모여서 하는 대화중에는 성(性)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다고 합니다. 남성들은 주로 음담패설이 섞인 농담이 주제인데 비해서 여성들은 오히려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러한 대화중에 오르가즘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 하는데 아무래도 이분은 평생 성(性)생활을 하면서 오르가즘을 한 번도 못 느껴보았던 분으로 생각 됩니다.

그렇다면 오르가즘이라는 것이 정말 도대체 무엇일까요?

먼저 학술적이고 교과서적인 위키 백과사전에 나오는 정의입니다.

‘오르가즘은 우리 몸이 자신으로 부터나 상대로부터 받은 성적인 자극, 특히 성기의 애무를 받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대뇌 변연계의 자율 생리반응이다. 인간의 경우, 일반적으로 오르가즘은 남성의 귀두나 여성의 음핵의 자극과 관련이 있다. 이 자극은 스스로 가하거나(자위행위) 상대방이 주거나(애무) 혹은 다른 성행위를 통해 가해질 수 있다. 둘의 경우 서로가 남성의 귀두와 여성의 음핵을 상호간에 혹은 각자가 동시에 자극하거나, 리드미컬한 성기 마찰이나 실제 삽입 성교를 통해, 둘 중 하나, 혹은 모두 오르가즘에 다다를 수 있다. 이때 가끔은 동시 오르가즘을 경험하기도 한다.

남녀가 느끼는 이 감각은 매우 높은 쾌감이며, 종종 몸 전체를 통과해 형언할 수 없다고 표현되는 감정 상태를 유발하고 , 혈류량 증가와 최고의 오르가즘으로 비유되는 복합적인 쾌감을 가져 온다‘ 이상입니다.

이러한 글을 읽다보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저도 너무 어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물며 일반인들은 간간히 섞여있는 전문 용어들 때문에 더욱더 어렵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 하였습니다.

‘오르가즘이란, 인간이 직접적인 성교나 성적인 자극을 통해서 얻을 수는 있지만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극도의 쾌감이다’ 여기서 ‘말로 표현 할 수 없는...’이라는 문장이 바로 오르가즘이다라고 저는 정의 합니다.

이렇게 표현되는 오르가즘을 여성들의 절반이상이 평생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면서 산다는 일부 연구 보고서를 보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여성의 그러한 질문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감성적인 답변도 준비 하였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도 사모님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 산답니다. 하지만 부부가 서로 노력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완벽할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극복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라고요.

갱년기 여성의 성기능 개선을 위하여 제가 처음 개발한 레이저와 실리콘 링을 결합한 라링(LaRing)시술을 소피아 여성병원에서 얼마 전에 받았던 40대 후반의 환자분께서 감사의 표시로 오늘은 떡을 몽땅 해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살면서 이러한 느낌을 받은 것이 난생 처음입니다. 남편도 넘 좋아해요.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난 세월이 너무 억울합니다’ 하고요. 이분은 라링을 통해서 드디어 오르가즘을 얻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분 같은 분들을 위한 새로운 시술법 개발을 위하여 밤늦게까지 연구실 전등을 밝히고 있답니다.

/전주 소피아여성병원 원장